
3일간 사용한 후 Leica X Typ 113에서 느낀 장점.
1. 선명하면서도 부드럽고 깊은 색감과 화질
2. 가벼운 무게, 휴대성 용이
3. 클래식 감성이 느껴지는 카메라
4. 경조 흑백 모드라는 매력적인 필름 모드
5. 셔터 속도 2000분의 1초라는 옛날 카메라의 성능 그대로의 훌륭한 재현
6. EVF가 없는 심플한 디자인
7. 레트로한 메뉴 구성
8. 너무 쉽게 잘 돌아가는 후면 휠
9. 이 정도 가격이면 비슷한 가격대의 훨씬 좋은 성능의 카메라들이 가득 널려 있어서 돈 쓰기에 좋은 카메라
10. 다소 느린 AF 덕분에 결정적인 순간을 위해서는 기다릴 줄 알고 멈추어 있을 줄 아는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카메라
간혹 유튜버들이 저렴하게 구했다고 하면서 70만원에 샀다고 하는 X들은 상태가 안 좋거나 구성품이 빠진 것들이고, 완전히 깨끗한 민트급은 지금도 130에서 150만원대이다. 저렴한 편이지만 이 가격에 더 뛰어난 성능의 카메라들을 살 수 있다는 가성비를 본다면 결코 저렴하지 않고 비싼 카메라다. 물론 출시가에 비하면 정말 저렴한 가격이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Leica X Typ 113을 구입했다.
1시간 정도 사용해봤는데 만족스럽다.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이다. AF는 신형 미러리스들 카메라들과는 다른 구형 미러리스에서 볼 수 있는 느린 느낌이다. EOS-M 보다 조금 빠른 수준 정도일 것이라고 예상했었지만 초점은 의외로 잘 맞았고 촬영 속도, 버퍼링은 비교적 무난했다. 만일 달팽이처럼 느린 기종들이나 화질이 별로 안 좋은 기종들을 써보지 않았다면 실망했겠지만, 정말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지 AF 초점이 잘 맞는게 신기했고 모든 점에서 쓸만하다고 느꼈다.
커다란 11개의 AF 측거점은 다른 카메라라면 상당히 촌스럽고 오래된 티뿐만 아니라 느리거나 잘 맞지도 않을텐데, 간혹 잘 맞아야 할 상황에 초점이 어긋나는 경우도 있지만 이상할 정도로 초점도 잘 맞았다. 그렇다고 소니 A6700처럼 신속한 속도가 아니다. 뭔가 반박자 느린데 초점은 비교적 잘 맞는다는 느낌에 가깝다. 그런데 그 반박자 느린게 묘하게 또 그렇게 느리지 않다.

버튼들은 잘 알려진대로 단순하며 직관적이며 편하다. 캐논, 니콘, 소니, 펜탁스 등 모든 카메라들이 그렇지만 설정 항목들이 많다. 유용하게 사용할 때도 있지만 어떤 기능이 뭔지 조차도 모르면서 쓰는 사람들도 많고, 나 또한 일부 기능은 거의 사용하지도 않는다.
그에 비해서 라이카의 메뉴들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다. 카메라를 어느 정도 다뤄본 사람이라면 메뉴라든가 다이얼 등등은 배울 필요도 없다. 순식간에 파악이 된다.
하지만 너무 우습게 볼만한 메뉴는 아니다. 예를 들어서 오늘 하루만에 파악한 것이지만 C 모드라고 해서 연사 촬영이 다 되는 것은 아니며 특정 조건에서는 연사 촬영에 다이얼을 위치시켜도 한 장만 촬영되는 조건 제한이 있다거나, 조그 다이얼의 상단 부분을 두 번 연속으로 눌렀을 경우에 브라케팅 설정이 된다든가 하는 것은 메뉴얼을 봐야만 알 수 있는 일이다.
라이카 X 한글 설명서 첨부 / 한글은 중간에서부터 나옵니다.

굳이 알아야 할 다이얼이 있다면 렌즈 조절링에서 AF와 MF 전환에 대한 것이다. AF라고 표시된 부분의 조절링을 우측으로 살짝 돌려주기만 하면 그때부터 MF(수동 포커스)로 조절이 된다.

셔터음
셔터를 눌러보니 전형적인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의 셔터음이다.
가벼운 톤의 짧은 '틱'하는 소리는 레인지파인더 카메라를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소리일 것이다. 사진에 보이는 아르구스 C44R의 버튼 소리도 '틱'하는 소리가 난다.
처음에 무소음 모드가 없다고 생각했고 '소리는 어쩔 수 없나보다' 싶었는데 무소음 모드가 있었다. 그렇지만 무소음 모드를 켠다해도 '틱'소리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단지 소리를 조금 더 줄여줄 뿐이다.
그리고 아르구스 카메라는 1958년도에 만들어진 오래된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이므로 당연히 이중합치식으로 초점을 조절해야 . 라이카 X에 디지탈 효과로 이중합치가 되는 모습을 표현하는 기능이 있었다면 재미있었을 것이다.
화질, 느낌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을 받을 예리한 선예도나 감동 받을만한 화질은 아니다. 요즘 나온 카메라들이 워낙 좋기 때문이다. 만일 출시 당시에 이 카메라를 접했다면 나름 감동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꽤나 준수한 선예도와 선명도,모던한 색감을 보여준다.동시에 약간은 레트로한 느낌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점이 선명하면서도 부드러운 라이카 특유의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이카 렌즈들에 대한 리뷰들을 살펴봐도 라이카 렌즈의 특징은 날카로운 선예도가 아니었다. 선명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이 라이카 렌즈의 특징이었다.
[추가: 처음에는 대단히 뛰어나지는 않다고 생각했으나 며칠 써 보고 나서 때로는 신형 소니 A6700에 단렌즈를 장착하고 촬영한 사진보다도 선예도, 투명도, 느낌이 더 좋은 결과물들을 뽑아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항상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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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도 9월 16일에 출시가 된 라이카 X는 2025년 현재 기준으로 11년이나 된 카메라다. 11년 동안 카메라 기술들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생각해본다면 지금 이 정도 성능을 유지하고 보여주는 것이 고마울 뿐이다.
중고로 민트급의 이 가격이면 후지필름 X-E4, X M5뿐만 아니라 아예 2025년에 새상품으로 나온 X T30iii까지도 살 수 있는 비용이다. 조금 더 보탠다면 A6700도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런 카메라들에 비한다면 성능이 확실히 부족하다.
하지만 그런 성능 좋은 카메라들은 이미 나에게 많이 쌓여 있고 구하려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당장이라도 더 몇 개 살수 있다. 그러므로 성능 때문에 이 카메라를 구매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라이카 카메라를 사용하고 싶어서인가? 그렇다.
더 좋은 라이카도 많은데 왜 이 카메라인가? 다른 라이카를 왜 알아보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모두 당장은 필요하지 않거나 어떤 결격 사유가 있었기 때문에 제외되었다. 그 부분은 하단에 조금 더 상세하게 기록해 두었다. 누군가 나처럼 라이카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적어두는 것이기도 하다. 개인적 기록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제외하고 참고를 한다면 라이카를 구입할 때 약간의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하이라이트 또는 하늘 촬영
최신형 미러리스들은 하늘을 향해서 촬영할 때 구름을 AF가 잘 잡아내는 편이다. A6700은 거의 99퍼센트 확률로 잡아내고, 니콘 ZF의 경우에는 60~70퍼센트 확률로 잡아낸다. 정확한 수치가 아니라 경험상의 수치다. 그에 비해서 Leica X Typ 113은 10번 중에 1번 성공할까 말까의 확률을 가졌다. 10퍼센트 미만이라고 보면 된다.
구름을 세심하게 묘사하면서 촬영하고 싶을 때는 수동 모드로 재빨리 전환하는게 답이다. 구름보다는 건물이나 다른 사물을 먼저 AF로 잡아내거나 비교할 대상이 없으면 아예 잡아내지 못하므로 하늘이 전부 하얗게 날아가버릴 가능성이 크다. 어떤 카메라든지 상황에 따라서 그럴 수 있지만 라이카 x의 경우 대체적으로 하이라이트 부분이 많이 날아가는 경향이 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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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한 시간 내에 간단히 촬영했지만 마음에 드는 컷들을 얻을 수 있었다. 여기에 올리지는 않았다.
X 시리즈 중에서 113을 구입한 이유
최근에 ZF에 이어서 소니 A6700을 구입하고, 또 한달 정도 지나서 라이카 X까지 사버렸다.
코트 주머니에 부담없이 가지고 다니면서 편안하게 쓸, 그러면서도 뭔가 재미있는 카메라가 없을까 하다가 구입했다. 소니 a6700은 모든 능력이 뛰어난 카메라지만 뭔가 재미가 없다. 너무 잘 찍히니 고민거리가 없는 퍼펙트한 기계다. 그러나 이런 장비를 쓰는 유형과는 거리가 멀다. a7c2도 한 대 더 살까 하다가 사지 않은 이유도 그렇다. 컴팩트하면서도 최대한의 기능은 다 갖춘 카메라를 원하지만. 이 소니 카메라들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하면 정이 가지 않는다. '너무나도 좋은데....., 자주 사용하게 될만큼 뛰어난 성능인데....., 계속 가지고 있고 싶지는 않아......'
그래서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도 될만한 카메라가 필요해졌다. 그렇다고 경험상 너무 불편하거나 화질이 엉망인 카메라는 막상 안 쓰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기준 이하의 카메라는 배제되었다. X는 턱걸이 선상에 걸린 카메라였다.
X1은 AF가 너무 느릴 것 같았다. X VARIO는 그나마 조금 빠르지만 먼지 이슈가 있다. X시리즈들 대부분은 배터리 걸쇠가 잘 망가지기로도 유명하고 느린 AF로도 악명이 높다. 그런데 먼지까지 쉽게 유입되는 구조는 고민하다가 배제하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이 되었다.

1. X1은 너무 구식이고 AF 또한 느리다. 초점이 맞았다고 생각하고 촬영해도 초점이 나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익숙해지면 상황을 잘 컨트롤 할 수 있고 수동 촬영도 할 수 있으나 그 부분은 예외로 하겠다. 수동 촬영은 어차피 모든 카메라들은 기본적으로 가능한 것이고 수동 컨트롤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연습하면 당연히 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그 부분들은 제외한다.
셔터를 누르고 나서 약간의 딜레이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0.5초 정도라고는 하지만 이 전에 캐논 초기형 미러리스 M에서 이런 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어서 그런 카메라는 일단 제외한다. 라이카 X1이 아무리 저렴해졌다해도 요즘도 여전히 상태에 따라서 40~70만원은 주어야 살 수 있는데 셔터 딜레이까지 있다는 것은 돈 낭비다. 그 돈으로 더 나은 카메라를 구입하기 바란다. 아무리 예뻐도 딜레이는 도저히 참지 못하겠다.
배터리 고정 걸쇠는 무조건 고장난다고 봐야 한다. 온전한 것을 본 적이 없다. 휴대성 용이하나 렌즈가 튀어나오면 예쁘지가 않다. 먼지 유입의 가능성 높다. (그렇다고 X1이 못 쓸 카메라는 아니다. 좋은 장점들이 많고, 불편함마저 감수할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카메라다. X2도 동일할 것이다. X1에 대해서는 많이 알아봤지만 X2에 대해서는 알아보지 않았으므로 추측할 뿐이다.)
2. X2는 AF가 조금 빨라졌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별 차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배터리 고정 걸쇠는 높은 확률로 고장난다. 휴대성 용이하나 렌즈가 튀어나오면 예쁘지가 않다. 먼지 유입의 가능성 높다.

3. X VARIO의 AF는 기존 X보다 조금 나아졌다고 말들한다. 그러나 역시 느리다. 라이카X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AF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상 X typ113보다는 살짝 느릴 것이다. 배터리 걸쇠는 상당히 높은 확률로 고장난다. 렌즈는 고정되어 있으며 먼지 유입의 가능성이 높다.
광각 망원 줌렌즈라서 화각 운영에 이로운 점이 있다. 하지만 다소 어두운 조리개를 가지고 있다. 그걸 문제 삼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두운 조리개는 큰 문제가 아니다. 전문적이고 뛰어난 사진가들 중에서는 X VARIO의 조리개 값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을 한다. 기계적 성능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떠들어대는 사람들의 말을 믿을 필요가 없으며 훌륭한 사진을 만들어내는 카메라라고 말한다.
그리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그보다 더 좋은 줌 렌즈를 달고 나왔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그보다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가? 즉 바보같은 소리다. 출시 당시를 생각해본다면 375만원에 한국에서 출시가 되었던 카메라다. 그런데 더 예리하고 조리개까지 밝은 줌 렌즈가 장착되었다면 2배 더 가격이 비싼게 정상이 아니겠는가? 그 돈이면 M시리즈를 살 수 있는 비용이 아닌가. 그래도 구입하겠는가? 원하는 것은 많은데 정작 그 정도에는 그만한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없는 사람들이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 것이다.
어쨌든 조리개 문제는 내게 먼지 한 톨 만큼도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렌즈가 좀 큰 편이라서 휴대성이 typ 113보다 떨어진다는 점이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그래도 구입할 의사가 있었다. 그 정도 사이즈를 내가 가지고 다닐 때의 부피감, 사용감, 휴대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파악이 가능하고 그 정도 사이즈를 이미 매일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그보다는 조금 작았으면 했지만 이 정도 사이즈는 감수할 수 있는 사이즈의 범위에 속했다,
결정적으로 먼지 유입 문제가 아니었다면 바로 구입을 했을 것이다. 오히려 X 113보다도 더 마음이 가는 카메라였다. 먼지 문제에 대해서는 아래 다른 파트에 언급을 해두었다.
4. X typ 113의 AF는 X VARIO와 거의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많은 경험자들이 X VARIO 보다 빠르다고 말한다. 아마 렌즈 차이 때문일 수도 있다. 엄청난 차이는 아니지만 그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기도 한다. 고정 렌즈이고 줌 렌즈가 아니라서 먼지 유입 가능성이 덜하다. 밝은 렌즈를 사용해서 조금 더 유리한 점들이 있다. X VARIO보다 사이즈나 무게에서 휴대성이 용이하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배터리 고정 걸쇠 장치 고장에 대한 이슈가 조금 덜하다. 그렇다고 아예 고장이 안 난다는 것은 아니다.
5. Leica M 240. 써보지는 않았으나 조작할 때 한 손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미리 목측식으로 맞춰놓고 촬영하는 기법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한 손으로도 자유자재로 조절하면서 촬영하다가 가끔 두 손으로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면 내 기준에서는 보류를 할 만한 이유가 된다. 조작 방식 자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그래야 한다는 것은 상황에 따라서는 불리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6. M8, M9는 내 기억이 맞다면 CCD 부식 문제가 있다. 무조건 부식 된다. 아마 부식 문제만 없다면 M10, M11이 있어도 M9을 구매할 사람들이 여전히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M8은 APS-H 규격이다. 1.3배 크롭바디에 CCD 부식 문제까지 있다. 잘못된 정보일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기억에 의존하고 있다. 서브로 쓰기에는 사이즈도 큰데 결국 크롭 바디다. ISO는 실용감도는 160~320고 그 이상은 노이즈가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다.
7. M11은 지금으로서는 가장 최고의 M 시리즈일 것이다. 비교적 저렴하게 나온게 있어서 구매할까 고심을 하다가 아무리 저렴해도 렌즈까지 구입하게 되면 다소 과한 지출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풀프레임에 클래식한 감성의 자리는 ZF가 충분히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보류되었다. 테크아트를 사용하면 라이카 렌즈도 zf에 물릴 수도 있고.
8. 라이카 CL ,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휴대성도 좋고, 너무 오래되지도 않은 편이고 AF도 X 시리즈보다 빠르고, 렌즈 교환까지 되고, CCD 부식 문제 신경 쓸 필요 없고. 서브로 쓰는 용도니 크롭이어도 상관 없고. 문제는 CL 매물이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즉시 구입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1시간 이내에 내 손에 쥐어지지 않을 카메라라면 일단 보류다.

9. 라이카 Q, 일단 서브로 쓰기에는 사이즈가 크다. M시리즈라면 그나마 이해하겠지만. 고정식 렌즈를 쓰면서 사이즈까지 크면 일단 제외 1순위다. 고정식 렌즈를 쓰는 컴팩트 카메라가 너무 비용이 비싸다. 어차피 고정식일 거라면 소니 풀프레임 컴팩트 카메라처럼 아주 작았다면 고려 대상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화질은 좋지만 흑백 색감은 경조 흑백이 아닌 연조 흑백이라서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관련 자료들과 비교 사진들을 수 없이 봤지만 계조는 부드럽고 좋지만 임팩트가 부족한 느낌을 받았다.

먼지 문제에 대한 짧은 이야기
예전에 LX100을 사용하다가 판매해버린 이유 중에 하나다. 먼지가 유입되면 처음에는 괜찮을지 몰라도 어느 순간부터 촬영물에 지장을 줄 정도로 티가 난다. 그리고 사진 몇 십장 보정하는 것이면 몰라도 수백 장, 수천 장 보정할 일이 생기면 정말 그때부터는 그 카메라를 사용하기 싫어진다. A/S 센터에 가서 먼지 청소를 했어도 그 불쾌한 기억 때문에 다시 사용하기가 싫어졌던 기억이 있어서, 먼지가 아예 안 들어갈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그 가능성이 줄어든 기종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만 먼지가 잘 유입되는 카메라이든 아니든 그에 상관없이 X VARIO는 X113만큼 매력적이고 좋은 기종이다. 장점이 뚜렷한 X 시리즈 중에 하나이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생각보다 얼마나 유용하고 좋은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확인했다.
사실 X VARIO도 가지고 싶기는 하다. 그렇다고 무한정 카메라만 늘릴 수는 없으니 선택적으로 고를 수 밖에 없다.
색감에 대한 생각
다른 브랜드보다 딱히 뚜렷한 특징이랄만한 것은 없다. 11년 전이라면 모를까 2025년도에 그 차이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상향 평준화가 되었고, 서로 간에 영향을 주고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 된다. 특히 라이카는 소니나 파나소닉과 어떤식으로든 연결되어서 협업을 하기도 하고 공급을 받기도 하고 기술적으로 주고 받는 관계기 때문이다. 디자인에서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어느 정도 닮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렌즈들도 라이카 렌즈라든가 칼 짜이츠 렌즈 등이 소니와 파나소닉에 이식된 부분들도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LX100의 사용성이나 기능, 디자인은 라이카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보다 정교한 부분들이나 기능 추가는 파나소닉에서 했겠지만.
아무튼 라이카 X의 색감은 세련 되고 깔끔한 느낌을 받는데 소니와 유사한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파나소닉 느낌도 들기도 한다. 어떤 부분에서는 부드러운 느낌을 볼 때는 캐논을 보는 것고 같기도 하다.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라이카에서 느껴지는 것은 선예도가 살아있으면서도 조금 더 부드럽다는 느낌이 든다.
색감은 화사하지 않지만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차분하다.




첫날에 경조 흑백에 대해서는 별 감흥은 없었다. 처음부터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경조 흑백이라고 보여주는 결과물들이 예쁘게 보인 적도 없었고 좋아보이지도 않았다. 나쁘지 않다 정도이지 무슨 대단한 마법처럼 무엇이든 다 예술로 바꿔주는 그런 마법의 필터가 결코 아니다.
하루 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경조 흑백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지만 뜬금없이 아름다운 결과물을 만들어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특별하다고 생각되지 않았으나 조금 더 써보니 경조 흑백의 매력과 매리트가 있었다. 경조 흑백을 선택하고 컨트라스트와 선명도를 높이면 보정을 하지 않아도 인상 깊은 흑백 사진을 만들어준다.




라이트룸이나 포토샵으로 수평을 맞출 수 있지만 의도적으로 하지 않았다.
기울어진 자연스러운 상태 그대로도 좋아 보인다.

경조 흑백의 매력을 알게 된 것은 하루가 지나고 나서였다.
'라이카는 이런 것인가?'
뜬금없이 마음에 드는 선물을 하나 툭 던져준다.
그런데 첫 날 경조흑백이 아닌 전혀 다른 색에서도 놀라운 경험을 했었다. '녹색이 이렇게 신비롭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결과물이었다. 추억에 잠기게 하면서도 아련하고 세련된 빛이었다. '다른 카메라로 촬영했을 때도 이런 기분을 느낀 적이 있었던가?' 라고 되물어본다면 결코 없었다. 참 기이한 일이다. 비슷한 색감은 나온다. 그러나 그냥 색이 같다고 해서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이건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설령 사진을 보여준다해도 그 미세한 느낌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엄청 크게 느껴지지만 다른 사람은 '그냥 좀 차이가 있네' 라고 느끼는 정도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이 M240을 쓰면서 경험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때로는 화이트 밸런스가 무너져서 엉뚱한 색상이나 아름답지 못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 어쩌다가 나오는 한 두장의 결과물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다른 브랜드 카메라나 라이트룸 같은 것으로 아무리 재현해 보려고 해도 불가능했다고 한다. 나도 첫 날 그런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단지 생각하지도 못했던 녹색 빛에서 그 경험을 했다.
모든 녹색을 그렇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아련하고 황홀하고 아름다웠다. 보석으로 표현하자면 빛나는 페리도트 같았다. 혼자서 간직하고 싶은 것도 있기 마련이다. 드러내는 것보다 가슴 속에서 더 빛나는 아름다움도 있다. 그래서 그 느낌과 사진은 혼자서만 간직하고 있으려 한다.

"이런 사진이 뭐가 대단한가?". "화질도 별로고 색감도 별로다"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건 그 사람들의 사정이고 내 사정은 아니다. 내 느낌이고 내 감각이다. 다른 카메라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특별한 느낌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이다.
겨우 2틀 째 사용했는데 작품 사진은 아니지만 라이카 X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느껴볼만한 사진 3장을 건진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노이즈
노이즈가 곱고 예쁘다. G1X Mark3는 워낙 야간 저조도 화질이 안 좋았지만 소니 A6700의 경우는 화질은 나쁘지 않으나 노이즈가 예쁘지 않다는 것을 바보가 아닌 이상 알 수 있다. 그에 비하면 라이카 X는 지금까지 본 카메라들 중에서 노이즈가 곱고 예쁘다는 느낌을 처음 받을 수 있었던 카메라다. 니콘 D750도 사용하고 있고 ZF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두 기종은 딱히 좋다 나쁘다고 말할 수 없는 기종들이다. 일단 D750의 야간 저조도 환경에서의 노이즈 억제력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그런데 노이즈 자체를 보면서 좋다, 나쁘다 그런 느낌은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즉 노이즈를 보자마자 '이건 좀 불편해'라고 느끼는 기종들이 있다면, 라이카 X는 '노이즈가 예쁘네'라고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3일 째 사용하면서











약간 레트로하거나 빈티지한 보정을 할 때, 또는 필름룩으로 보정할 때 라이카가 유난히 더 레트로한 느낌을 잘 살려준다. 나만의 착각일까? 그건 모르겠다. 그저 개인적인 생각이다. 다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에 보정을 하면 같은 보정 기법이더라도 느낌이 다르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고 대략적으로 추측이 되는 부분들이 있다.
1. 어쨌든 오래된 기종이고 1,600만 화소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 화소가 되는 카메라 기종들의 화질이나 느낌을 보면 대체적으로 레트로한 느낌이고 보정을 해도 그렇다.
2. 같은 맥락의 이야기겠지만 다른 방향에서 본다면 라이카 렌즈의 좋은 선예도와 부드러우면서도 깊은 질감을 표현해주는 것들이 맞물리면서 레트로한 느낌이 더 잘 살아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테스트 샷들이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느낌을 만들어낼까? 궁금해서 일상 속 야외와 실내 등에서 촬영해봤다.





모두 무보정 테스트 샷이다. 구형 카메라지만 화질만으로는 최근에 나온 카메라들과 견주어도 크게 손색이 없고 세련된 결과물들을 보여준다. 보통 이 정도 년식이면 색감, 선예도, 노이즈 등이 안 좋기 마련이다. 좋게 말해서 레트로일 뿐이다. 하지만 라이카 X는 성능은 스펙상 상당히 떨어지지만 그 스펙과는 별개로 야간 촬영에서도 딱히 부족한 점이 보이지 않고, AF 성능도 쓸만하다. 플래쉬도 있다. 내가 사용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부족한 것은 분명하나 어떤 상황에서든 다 사용할 수 있다.
최신형 미러리스들이나 컴팩트 카메라 성능을 생각하면서 불편함을 호소할 사람들은 절대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런 성능 좋은 카메라들은 걸으면 발에 채일 정도로 많다. 라이카 X는 후지 X100이나 X100S 정도 수준의 카메라라고 생각하면서 사용해야 한다. 그 이상의 기능을 기대하는 것은 사치다. 그렇게 생각하고 사용하면 충분히 좋은 카메라다.
전자식 뷰파인더 EVF
뷰파인더는 카메라에 없다. LCD 화면으로만 촬영한다. 전통적인 카메라 스타일과 뷰파인더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없다고 해서 불편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사진 촬영할 때는 뷰파인더로 촬영해야만 관광객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다. 그런데 오히려 그게 더 티나는 행동처럼 보인다.
역광 때문에 구도를 잡지 못하거나 수동으로 촬영하기 곤란한 경우가 있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그런 경우는 정말 드물지 않은가? 물론 그 몇 번 때문에 뷰파인더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고 수동 촬영인 경우에는 필수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내가 거기에 동의할 필요는 없다. 내가 불편하지 않은데 왜 남들의 리뷰 따위를 신경쓰겠는가? 하지만 초심자이거나 구도를 잡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거나, 이 카메라 한 대만을 사용해야 한다거나, 또는 이 카메라로 작품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되도록이면 EVF가 있는 다른 카메라를 추천하고 싶고, 굳이 써야 한다면 라이카 비조플렉스를 별도로 구매해서 장착하면 된다.

LEICA VISOFLEX Typ 020
- 찰탁식 전자 뷰파인더
- 240만 화소 LCD 디스플레이
- 상단 90도 틸트 조작
- GPS 센서 내장
- 디옵터 -3 ~ +3m
- LEICA M10, X, T, TL 시리즈 호환
애초에 달려 있지도 않는 뷰파인더 때문에 불평 불만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른 카메라를 사는게 낫지 않겠는가? 후지 시리즈라면 충분히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후지 X100 시리즈는 초기 X100에도 뷰파인더가 달려 있다. 라이카 X의 성능은 후지 X100S 또는 X100T 정도이다. X100F와 비교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지만 너무 후한 점수를 줄 필요까지는 없다.
아래 비교할 수 있도록 간단한 사양 비교를 올려두었다. 출시 연도가 비슷한 기종들이고 성능도 비슷하며 사이즈나 무게까지 거의 대등소이하다.
Leica X (Typ 113)
Announcement Date: 2014-09-23
16MP - APS-C CMOS Sensor
ISO 100 - 12500
35 mm f1.70 Prime Lens
5.0fps continuous shooting
Full HD - 1920 x 1080 video resolution
486g. 133 x 73 x 78 mm
Fujifilm X100S
Announcement Date: 2013-07-29
16MP - APS-C CMOS X-TRANS II Sensor
ISO 100 - 12800 ( expands to 25600)
35 mm f2.00 Prime Lens
6.0fps continuous shooting
Full HD - 1920 x 1080 video resolution
445g. 127 x 74 x 54 mm
Fujifilm X100T
Announcement Date: 2014-09-12
16MP - APS-C CMOS X-TRANS II Sensor
ISO 200 - 6400 ( expands to 100 - 51200)
35 mm f2.00 Prime Lens
6.0fps continuous shooting
Full HD - 1920 x 1080 video resolution
440g. 127 x 74 x 52 mm
만일 당신의 예산이 충분하지 않고 단 1대의 카메라만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라이카X를 추천하지 않는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돈을 낭비하면서도 클래식한 감성을 굳이 느끼고 싶다면 후지 필름 카메라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나는 절대로 어떤 사람에게도 라이카 X를 추천하지 않는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불편하더라도 계속 보유할 단 세 대의 카메라가 있다면 니콘 ZF와 라이카 X, 후지 X-E5일 것이다.
TIP
경조 흑백 모드와 컬러 모드(생동감, 자연스럽게 등)를 동시에 저장하고 싶을 때는 개별적으로 따로 설정하는 기능은 없다. 대신 RAW 파일 저장은 항상 칼라로 저장이 된다는 특성을 이용해서, DNG + JPG.S를 선택하고, 필름 모드에서 원하는 경조 흑백 모드를 선택하면, DNG 파일은 칼라로, JPG.S는 경조 흑백 모드로 저장이 되기 때문에 매번 설정을 바꾸지 않아도 동시에 두 장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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