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렌즈는 1984년부터 1989년에 생산되었다.
아끼던 렌즈였지만 해외에서 오랜 시간 사용하던 K20D가 고장나면서 사용할 일이 없었다.
해외에는 너무 무거워서 (렌즈 무게 615g) 들고 가지 않았고 한국에 방치되어 있었다.
며칠 전에 K20D를 다시 들여오면서 < 2025년도 1월, 현재 기준(24일) > 이 렌즈를 사용해봤다.
SPECIFICATIONS
렌즈명 : [PK] SMC PENTAX-A ZOOM 1:3.5 35~105mm
조리개 : 3.5
조리개날수 : 6
화각 : 35-105mm, Full frame: 63-23° / APS-C: 45-16°
렌즈 구성 : 13군 15매(15 elements in 13 groups)
Min. Focus : 1.5m
Diam x Length : 70 x 98 mm
Weight : 615g
Filter Size : 67mm
Hood : RH-B 70mm
Case : Hard case HD-143
Production Years : 1984 to 1989
SMC Pentax-A 35-105mm F3.5
무겁지만 단단하고 아름다운 렌즈, 인상적인 결과물들을 남겨준다.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듯이 필름 카메라가 아닌데도 큰 보정 없이 필름 느낌의 결과물을 만들어준다. 사진들은 렌즈의 무게 만큼이나 깊고 그윽하고 무겁다. DSLR과 결합하면 1kg 정도의 무게다. 그러나 그 무게감을 감내할만하다.
색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70년대와 80년대의 감성이 묻어 나온다. 마르셀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처럼 다가갈 수 없고 만질 수 없으나 무의식에 깊이 내재된 그리운 추억을 느끼게 해준다.
마침 우연히 왜가리와 날아와 목재 난간에 앉았다. 하지만 105mm 렌즈로는 이 거리 이상으로는 다가가지 못한다. 새들마다 일정한 거리 이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거리가 있다. 그 거리를 침범하면 새들은 반드시 날아간다. 105mm로는 이 거리가 최대 한계다. 여기서 한 발자국을 더 옮겼을 때 왜가리는 날아갔다. 망원 렌즈를 가지고 나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지만 처음부터 다른 렌즈를 가지고 나올 생각은 없었다.
펜탁스 올드 렌즈들의 전반적인 색감이 이렇지만 조금 더 무겁고 깊다. 단점일 수도 있고 장점일 수도 있으나 확실히 개성적인 렌즈다. 더불어 펜탁스 수동 줌렌즈들 중에서 선예도가 좋다. 펜탁스 스타 또는 리미티드 렌즈들처럼 예리하지는 않지만 적절한 수준의 선예도를 가지고 있다. 지금 렌즈들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 그 당시 35-105mm 화각을 가진 수동 줌 렌즈들 중에서는 탁월한 성능이라는 뜻이고, 리미티드나 스타 렌즈급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이 렌즈의 두 가지 단점이라면 조리개를 조여줄수록 좋은 선예도를 보여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셔터 속도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실내와 야간에서 사용하기에는 조금 힘들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무게다. 그 외에는 경통이 뻑뻑한 경우가 있다. 이건 세월이 오래되서 그럴 수 있거나 어딘가가 눌려서 그럴 수도 있다. 그건 단점이랄 수는 없다. 어떤 렌즈든 그럴 수 있으니까. 아무튼 이런 단점들이 있음에도 다른 렌즈들은 처분을 해도 이 렌즈는 보유하고 있었다.
이 날은 어두운 날이었다. 며칠 동안 미세 먼지로 하늘과 대기가 안개처럼 뿌연 상태였기에 사진 촬영에 좋은 날은 아니었다.
이 장면은 올림푸스 EM 10 MARK3로도 찍어서 올린 사진이 있다.
그리고 올림푸스 PEN-2로도 찍은 사진이 있다.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렌즈에는 간이 마크로 기능이 있다. 대충 찍어 본 마크로 기능이다. K20D로 촬영했다는 점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만일 K5와 결합되었다면, K3나 K1과 결합되었다면 훨씬 더 좋은 화질을 보여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퇴근할 시간이 되어서 나가야 했기 때문에 급하게 촬영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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